우울하고 무기력하며, 집중이 되지 않고 이유 없이 기운이 빠지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으신가요?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상태를 단순히 ‘기분 문제’로 치부하지만, 하버드 의대 정신의학과 교수인 크리스토퍼 팔머 박사는 전혀 다른 시각을 제시합니다. 그의 책 『브레인 에너지(Brain Energy)』에서는 이 모든 정신적인 문제들이 실제로는 세포 수준의 에너지 결핍, 그중에서도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저하로부터 비롯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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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우리 몸을 잘게 쪼개면 세포라는 단위가 됩니다. 그런데 이 많은 세포중 DNA를 가지고 있는 소기관은 세포핵 그리고 미토콘드리아 단 두곳 뿐이라고 합니다.
우리는 음식을 섭취하고 에너지로 사용해야 하는데요. 섭취한 음식으로부터 세포는 에너지를 얻는데, 이때 미토콘드리아가 에너지로 변환시켜주는 기능을 합니다.
우리 몸의 노화와 활력은 모두 미토콘드리아와 관련이 있다는 말입니다.
정신질환, 대사장애로 다시 보기
지금까지 발견된 것만해도 미토콘드리아로 생기는 병은 비만, 당뇨, 심장병, 파킨슨병, 각종 성인병 그리고 각종 노화관련된 질병 등 최소 129개 이상입니다.
팔머 박사는 기존 정신의학이 증상 중심의 치료, 즉 대증요법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우울증, 불안, ADHD와 같은 다양한 정신질환들이 겉으로는 비슷해 보여도 사람마다 발현 양상이 다르고 원인도 다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들을 단일 질환처럼 취급하며 약물 처방에 의존해왔습니다.
하지만 팔머 박사는 모든 정신질환의 공통된 근본 원인으로 뇌세포의 에너지 대사 문제, 다시 말해 미토콘드리아의 기능 저하를 지목합니다. 이는 하나의 증상을 여러 개로 나눠 보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증상을 하나의 원인으로 통합해 보는 시각 전환이라 할 수 있습니다.
자동차에 비유한 뇌의 상태
팔머 박사는 뇌의 상태를 자동차에 비유하여 설명합니다. 일반적인 자동차는 날씨나 환경에 맞춰 작동하지만, 어떤 자동차는 맑은 날에도 와이퍼가 작동하거나, 추운 날 에어컨이 켜지는 등 이상 반응을 보입니다. 이러한 상태가 바로 불안장애와 같은 증상입니다. 뇌가 상황에 맞지 않게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이죠.
기존의 정신질환 치료는 이 자동차의 부품만을 교체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러나 팔머 박사는 “운전자가 문제일 수 있다”는 질문을 던집니다. 그리고 그 운전자가 바로 미토콘드리아라고 주장합니다.
실제 연구가 보여주는 미토콘드리아의 역할
우울증 환자의 뇌를 분석한 여러 연구에 따르면, 이들의 미토콘드리아는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과학자들은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외부에서 개선해보는 실험을 진행했고, 실제로 특정 단백질(Mitofusin-2 등)을 주입하자 우울증과 불안 증상이 개선되었다는 결과도 보고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한 이론을 넘어서서, 새로운 치료법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매우 의미 있는 발견입니다.
미토콘드리아를 건강하게 만드는 습관
그렇다면 미토콘드리아가 잘 작동할 수 있도록 돕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팔머 박사는 다음과 같은 기본 생활습관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1. 식단 조절
식단은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책에서는 케톤식 (저탄수 고지방 식단)을 도입한 환자의 사례를 소개합니다. 해당 환자는 비만과 정신질환을 함께 앓고 있었지만, 식단 변화만으로 68kg을 감량하고 증상이 현저히 개선되었습니다.
케톤식은 예로부터 뇌전증(간질)의 민간 치료법으로도 사용되어 왔으며, 뇌 에너지 대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식이요법입니다.
2. 수면
규칙적이고 질 높은 수면은 미토콘드리아 회복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수면 중에는 세포 재생과 호르몬 조절, 활성산소 제거 등의 기능이 활발히 이뤄집니다.
3. 운동
주기적인 유산소 및 근력 운동은 에너지 대사를 활성화하고, 인슐린 감수성을 높이며, 미토콘드리아 생성을 촉진합니다.
4. 스트레스 관리
심리적 스트레스는 미토콘드리아 기능을 억제하고 에너지 대사를 방해할 수 있습니다. 명상, 호흡, 산책, 인간관계 개선 등 다양한 스트레스 관리법이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개인적인 평가
장동선 박사는 이 책을 “생물학적 정신의학의 새로운 전환점”으로 평가하면서도, 아직은 가설 단계이며 충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신질환을 대사 문제로 접근하는 시도 자체는 매우 신선하고 유의미하다고 강조합니다.
결론
『브레인 에너지』는 우리가 알고 있는 정신건강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책입니다. 우울증이나 불안, ADHD와 같은 문제가 단순한 뇌의 화학적 불균형이 아니라 세포 수준의 에너지 문제라는 시각은, 향후 정신의학의 새로운 치료 방향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미토콘드리아를 잘 활성화시켜 암, 심장병, 당뇨를 예방하시기 바랍니다.
가장 기본적인 생활습관의 힘, 다시 말해 식단, 수면, 운동, 스트레스 관리가 뇌의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인 안정에도 깊이 연결되어 있음을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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