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나는 하루도 빠짐없이 이를 닦았습니다. 식사 후에는 물론이고, 외출 전에도, 잠들기 전에도 성실하게 칫솔을 들었고 치실도 사용하는 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치석은 꾸준히 쌓였고, 주기적으로 스케일링을 받으러 치과에 가야 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내가 지금까지 해온 양치법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동안의 칫솔질은 말 그대로 ‘팔 운동’에 불과했다는 걸요. 그 후로, 나는 양치에 대한 개념부터 완전히 바꾸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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칫솔질은 횟수가 아니라 ‘방향’이 중요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양치할 때 치아만 닦습니다. 앞니의 바깥쪽, 안쪽, 어금니의 윗면 등 보이는 부분만 집중적으로 닦고 끝냅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치석이 생기는 위치는 대부분 ‘치아와 잇몸 사이’, 즉 치은열구 부위입니다. 이 부위는 표면에 가깝지만 살짝 파여 있기 때문에 일반적인 양치법으로는 닿기 어렵습니다.
칫솔모가 잇몸과 치아 사이의 미세한 틈까지 들어가려면, 칫솔을 45도 각도로 기울여 부드럽게 문질러야 합니다. 처음에는 생소했지만 몇 번만 연습하니 자연스러워졌습니다.
무작정 세게 닦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각도로 부드럽게 진동하듯 움직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특히 앞니보다는 어금니 쪽, 안 보이는 안쪽 면이 중요합니다.
양치 순서에도 과학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그냥 생각나는 대로 칫솔을 움직였습니다. 하지만 치과 전문의의 조언에 따라 일정한 순서를 정하고 매번 동일하게 양치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양치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 윗니 바깥쪽 좌측 → 우측
- 윗니 안쪽 좌측 → 우측
- 윗니 씹는 면 전체
- 아랫니 바깥쪽 좌측 → 우측
- 아랫니 안쪽 좌측 → 우측
- 아랫니 씹는 면 전체
- 혀 안쪽과 입천장, 뺨 안쪽 가볍게
이 순서를 반복하면서 칫솔이 지나가는 경로가 누락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매번 순서를 바꾸면 일정 부위는 소홀해지고, 그곳에 치석이 쌓이게 됩니다.
치약은 거들 뿐
양치할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바로 치약을 ‘많이’ 짜는 것입니다. 거품이 많아야 개운하다는 느낌 때문인지 저도 항상 넉넉하게 짜서 썼습니다. 그런데 이건 전혀 효과적인 방법이 아니었습니다.
치약은 소량만 사용해야 칫솔모의 움직임과 치면 접촉을 정확히 인지할 수 있습니다. 거품이 너무 많으면 어디를 닦고 있는지 감각이 떨어지고, 오히려 ‘잘 닦았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치약을 완두콩 크기 정도로만 짭니다. 양보다 중요한 것은 칫솔모가 치아와 잇몸에 얼마나 정확히 닿는지입니다.
하루에 세 번? 아닙니다.
하루에 세 번 양치를 한다고 해서 치석이 안 생기지는 않습니다. 저 역시 세 번 닦던 시절에도 스케일링을 정기적으로 받아야 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하루 한 번이라도 ‘제대로’ 닦는 것입니다. 특히 자기 전 양치는 가장 중요합니다. 밤 동안 침 분비가 줄어들어 세균이 활발하게 번식하는 환경이 조성되기 때문에, 이때 깨끗하게 닦지 않으면 아침에는 입냄새는 물론이고 충치의 원인이 됩니다.
그래서 저는 저녁 양치에 집중합니다. 다른 시간대는 가볍게 양치하더라도, 저녁에는 위의 순서와 방법을 지켜 철저하게 관리합니다. 이 한 번의 양치만 제대로 해도 다음날 아침 입안 상태가 확실히 달라집니다.
칫솔 선택도 중요합니다
그동안 저는 강한 칫솔모가 더 잘 닦인다고 생각해서 항상 ‘단단한 칫솔’을 선호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부드러운 칫솔이 더 효과적입니다.
단단한 칫솔모는 잇몸을 자극해 잇몸이 내려앉고, 치경부 마모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오히려 칫솔모가 가늘고 부드러워야 치아와 잇몸 사이를 자연스럽게 파고들어 효과적으로 닦을 수 있습니다.
저는 칫솔을 고를 때 다음의 기준을 세웁니다:
- 모가 부드러운가?
- 헤드가 작아 구석까지 닿기 쉬운가?
- 손에 잡았을 때 편안한가?
이 기준을 지키며 바꾼 칫솔만으로도 양치 시간이 훨씬 정교해졌고, 이후 잇몸 출혈이나 시림 증상이 거의 사라졌습니다.
치실은 양치보다 더 중요
아무리 정확하게 칫솔질을 해도 칫솔이 닿지 않는 부위가 있습니다. 바로 치아 사이입니다. 치간 사이에 낀 음식물은 치실로만 제거할 수 있습니다.
초기에는 치실 사용이 불편하고 귀찮았지만, 2주 정도 지나니 오히려 양치보다 더 개운한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특히 자기 전 양치 후 치실을 사용하면, 칫솔질로는 제거되지 않았던 미세한 이물질이 놀랍도록 많이 나옵니다.
저는 이제 양치보다 치실이 더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으며, 하루 한 번 이상은 반드시 치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양치질은 누구나 매일 하는 행동이지만, 제대로 하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저 역시 수십 년을 잘못된 방식으로 양치해왔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야, 스스로의 입속 환경을 완전히 바꿀 수 있었습니다.
중요한 건 고가의 칫솔이나 특수 치약이 아닙니다. 정확한 각도, 정확한 순서, 정확한 습관입니다. 하루 한 번이라도 제대로 닦으면, 충치도, 치석도, 치과 치료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저는 스스로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혹시 지금도 양치할 때 그저 습관적으로 칫솔을 움직이고 계시다면, 오늘 저녁부터라도 방향을 바꿔보시길 바랍니다.
그 작은 변화가 10년 후의 치아 건강을 완전히 달라지게 만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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